2010-18th
공항 가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겠어서 검색했더니 이런! 10유로 이상 줘야 하는 걸로 지금껏 알고 있었는데 1.70유로면 가는 방법이 있더군. 이럴 줄 알았으면 어제 구두를 현금계산하는 건데!!!
민박집에 인사를 하고 나와 메트로를 타고 5호선 끝의 파블로 피카소 역에 도착했더니 버스 정류장 가는 길에 커다란 마켓 광고가 있다. 마켓 광고다. 나는 마켓이라면 어디든 꼭 들어가 봤다. 그런데 처음 들어보는 슈퍼다. 버스 타려면 30분 남았는데 후딱 들어가버렸다.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올라가서까지. 와... 정말 싸다. 싸. 까르푸보다 약간 더 싼 거 같다. 나는 초코렛 하나와 엊그제 민박집 룸메가 떠나기 전날 풀었던 맛난 치즈를 샀다.

시간이 없어 슈퍼는 찍지 못했지만 버스에 타자마자 영수증을 찰칵. Les Halles D'Auchan이라는 슈퍼체인이었다.

여기서 산 치즈. 이걸 어떡하지... 비행기 승무원한테 냉장 보관해달라고 할까? 하다가 기내는 냉랭한 편이므로 괜찮을 것 같아서 가방 속에 보관했더니 숙성이 되고 양념이 배어.. 밍밍한 치즈가 짠맛이 되었다. 그래도 맛있어서 식구들이 순식간에 해치웠다.
바쁘게 슈퍼를 나와 1.70유로짜리 버스를 기다려 타려는데 짐을 기사 아저씨가 트렁크에 넣는 동안 이곳 청년들이 잽싸게 무임승차를 했다. 황당해진 나와 무임승차 총각은 0.5초간 아이컨텍을 했다. 난 프랑스의 무임승차가 좀 불쾌했다. 지하철이든 버스든... 그런데 이런 나도 며칠 전 생라자르역에서 무임승차를 한 번 하고 가니.. 뭐라 할 처지는 아니다.
이제 정말 파리는 시야에서 전혀 안 보이고 구름이 무겁게 깔린 하늘에 비행기가 하나 둘 셋 떠오르는 광경뿐이다. 일주전 니스에서는 그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도 니스 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를 보며 집으로 가고 싶었는데...
그러나 나는 가슴이 또 콩닥콩닥... 4시 비행기인데 차가 밀리고 3시가 다 되어 간다... 3시 45분까지는 수속을 마쳐야 하는데..!! 버스는 2터미널이 정거장이었고, 카타르 항공을 탈 1터미널까지 가는 무인열차를 기다리면서도 콩닥콩닥... 결국 거의 모든 사람이 수속을 마쳐 텅빈 카운터에서 여권을 보여주고 간단히 체크인 끝. 역시 온라인 체크인을 미리 한 보람이 있다. 너무 바쁘게 게이트까지 가는 바람에 샤를 드골 공항을 자세히 보지도 못했다.
도착하고 몇 분의 시간이 있었다. 제일 후진 1터미널에 살만한 면세품이 별로 없고 초코렛이 보여서 살펴보니 맛있다는 고디바 초코렛이 있기에 3만원이 넘는 초코렛 세트를 샀다.

초코렛만 30유로어치를 집에 가져가는 구나.. 하하하. 초코렛을 계산하면서 있는 동전 다 드렸더니 역시나 이 언니 얼굴이 찌그러진다. 서비스업의 천국 프랑스는 이제 안녕이다.

오흐부아~ 이번에 타는 비행기는 이번 여행 중 가장 큰 비행기였다. 파리 공항은 바쁜 공항이니까.
이곳으로 날아올 때는 비행기 엔진 진동에 머리가 깨질 것 같았는데 이어폰으로 일단 귀를 막아버리니 그리 예민해지지 않았다. 이젠 이쪽 입맛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는지 기내식도 그럭저럭 목으로 넘어갔다. 도하까지 가는 비행기에서 내 쪽을 한국인 승무원이 맡았는데 특히나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나는 그냥 몇 번 웃었을뿐이지만 혼자와서 더 친절했나 보다. 갑자기 나에게 다가와 초코렛도 챙겨주는 센스에 무한 감동. 카타르 항공은 입에 맞지 않는 기내식을 자주 주는 친절함 + 다양하지 않은 간식거리가 에러지만... 물 달라는데 스킵하던 캐세이 항공을 잊을 수 없는 난 카타르 승무원들의 철저한 친절에 감탄을 마지 않았다.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승무원들이 항상 웃더라고. 그리고 비행기에서 다리를 올릴 수 있는 좌석 넓이 덕분에 다리 부종이 좀 덜할 수 있었다.

도하에서 한국행 비행기가 떠올라 도하의 야경을 비춘다. 도하에 착륙하기 전에 볼 수 있었던 두바이의 야경도 황홀하다.
다만 한국행 비행에서는 뭐 그렇게 사람들이 화장실에 많이 가는지. 비어 있는 시간대를 맞추기 어려웠다. 나는 창가석이라 너무 힘들었다고. 한국인으로 가득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니 한국에 가기 싫어졌다. 물론 독일인이 가득한 뮌헨행 비행기에서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하하하.
제대로 짐을 찾고 통관도 무사히 넘겨 어머니와 상봉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왜 그렇게 빨간 옷이 많은지. 길도 왜 이렇게 막히는지. 월드컵 때문입니까? 나는 월드컵이고 뭐고.. 얼른 가서 쉬고 싶었다. 카메라 안의 사진도 큰 화면으로 확인하고 싶고 얼른 짐도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고.. 일기도 정리하고.. 책들도 뜯어 보고...!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와중에 집으로 도착하여 캐리어가 흠뻑 비를 맞았다. 출국때도 입국때도 비가 펑펑 내린다. 유럽과 함께한 우산은 민박집에 고이 모셔두고 나왔다는 걸 비행기에서 깨달았다. 그래도 놓고 온 것이 우산뿐이라 다행이라는 안도감.
나의 소박한 Souven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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