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9th
알비 - 툴루즈 경유 - 타르카손 경유 - 아를 (총6시간)
아를에 가기 위한 기차 여정은 이럴 계획이었는데 툴루즈에 도착하니 타려고 했던 아를가는 열차가 없다. 난감하다. 인포메이션에서는 바로 3분 뒤에 떠나는 니스행 열차를 타고 몽펠리에에서 내려 갈아타라고 했다. 3분 뒤! 나 여기 플랫폼 위치도 모르고 15kg에 달하는 캐리어도 있다고요. 즉, 계단마다 캐리어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후달려서 니스행 열차를 탔으나 자리에 앉으려 하니 2등석에서 퀘퀘한 발+땀냄새가 진동하고, 캐리어로 좁은 통로를 지나다녀 1등석 칸으로 가기에는 너무 멀다. 나는 자전거 주차용 칸에 캐리어를 의자 삼아 앉아서 갔다. 중간 역에서 정차할 때 내려 1등석을 향해 전력 질주하여 탔지만, 괜히 이상한 사람으로 의심만 받고 2등석에 쭈구려 앉아 있어야 했다. 나 1등석이 궁금한데...
가까스로 몽펠리에에 도착. 아침 9시에 체크아웃을 하며 쫄쫄 굶은 나는 역 주변에서 Paul을 발견하여 샌드위치 세트를 샀다. 바게트 샌드위치 + 디저트 + 음료.. 추천받은 디저트는 배고픔에 맛도 모르고 다 먹어버렸지만 그저 그랬고, 바게트는 턱 나가는 줄 알았다. 으씨. 이젠 절대 Paul도, 바게트도 안 먹어!
몽펠리에에서 타르카손까지 가는 여정은 1등석으로 편안했고, 내리면 곧바로 아를에 갈 버스를 탈 수 있었지만, 연착으로 타르카손에서 30분 더 기다려 다음 열차를 타야했다.
타르카손에서 말로만 듣던 따가운 햇살과 돌풍 미스트랄을 경험했다. 아~ 이거구나. 그래도 날 좋을 때의 미스트랄은 더위를 식혀주어 다행이었다. 너무 햇살이 뜨거워 그늘이 아니면 견디기 어려웠다. 드디어 열차가 도착하여 16시 16분발 아를행에 오를 수 있었다.

유럽 철도 연속 15일 1등석 패스를 가져간 나는 개시한 후 15일 안에 20개국 열차의 1,2등석 모두 마음대로 탈 수 있다. 예약비를 지불하고 꼭 자리 예약을 해야 하는 열차도 있지만, 출국 전에 예약 필요없는 구간을 유럽 열차 검색 사이트인 www.bahn.de 로 검색하고 프린트해와서 마음도 편하고 돈도 아꼈다.

겨우 8분 타는 지역열차. 아담하고 지저분한 열차가 올거라 생각했으나

이리도 깔끔하였다. 역시 인기있는 관광지가 밀집한 프랑스 남부라는 것일까. 비성수기인 지금도 2등석은 이리도 북적이는데 성수기는 얼마나 자리잡기 힘들까.
기차라면 원없이 탔고 그 종류도 참 많았는데 프랑스 열차는 1등석도 좋지만 2등석도 나무랄 데 없었다. 특히 화장실이 잘 되어 있었는데 넓어도 좁아도 이용자 편의를 생각한 게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한 번도 타지 않았지만, KTX가 독일 ICE가 아닌 프랑스 TGV를 도입한 건 현명했다고 생각했는데 친구는 2등석 완전 불편하단다. TGV 2등석도 좌석이 매우 좁긴하다만..

드디어 도착하고 아를역에 감동했다. 캐리어를 위한 계단이 따로 오른쪽으로 나있었다. 친절히 캐리어를 여기서 이용하라는 표지판과 함께. 이런 곳이 전혀! 없어서 그동안 오르든 내리든 계단만 나타나면 낑낑낑.
역에서 나와 숙소를 향해 걸었다. 알비에서는 하나도 보이지 않던 동양인.. 그리고 한국인도 간간이 보였다. 의외로 방문한 곳마다 한국인은 거의 없었다. 지금껏 싱글룸에만 머물고 한국인을 못 보니까 많이 외롭고 그리웠다. 예전엔 도착부터 민박을 해서 한국 음식도 먹고 한국인을 많이 봐서 한국인 없는 곳 좀 가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다음 : 10th. 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