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이수, 절정
나, 왕이시여. 인간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투쟁은 무엇입니까?
왕, 인간 최대의 투쟁은 바로 자기와의 대결이네. 그 자기와의 대결이 타인을 위한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지. 그것이 바로 인간이 짐승과 다른 유일한 차이점이라네.
나, 그렇다면 이 투쟁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왕, 투쟁이 없었다면 얻을 수 없었던 것을 얻는 것이, 바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궁극의 것이네. 투쟁의 열매보다 그 과정에 더 많은 양분이 있지.
나, 저는 과정의 양분을 무시하지는 않으나 종국의 열매, 그중에서도 패배가 두렵습니다.
왕, 패배를 예감하면서 시작하는 투쟁도 있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준비는, 피할 수 없는 패배에 직면했을 때 가치 있는 자세를 미리 생각하는 정도일 뿐이지.
나, 왕이시여, 저는 여전히 부족하여 그 말의 진의를 모르겠습니다. 몰라서 괴롭습니다.
왕, 그대는 현장에서 실력을 쌓도록 하게. 깨닫고 인식하게. 부디 머리가 아니라 몸을 통하여 생각하게! 실력은 현장에서 그대가 겪는 그 두려움과 괴로움의 시간까지 모두 포함되네. 자네, 싸움에서 가장 두려운 적이 무엇인지 아는가?
나, 모르겠습니다. 왕이시여, 미욱한 저는.. 모르겠습니다.
왕, 고독이네. 바로 자네 안에 있지.